새벽에 잠을 자다가 살구의 날카로운 발톱과 이빨에 여전히 잠을 깨곤 하지만(언제 잠드나 싶을정도로..)나름대로 합사에 속도가 붙고있다. 나흘째인 목요일에는 수요일보단 가까워진 정도. 그래도 여전히 하악질도 열심히 하고 솜뱅맹이도 열심히 휘둘렀다. 그래도 이렇게 하루 간격으로도 관계에 진전이 있는게 눈에 보인다. 나와 살구가 서로를 바라보는게 애틋하다며 여자친구가 찍어준 사진. 사실 신경전중이었다.. 아깽이와 기싸움이라니




 살구는 이렇게 잠들었나. 이날은 퇴근하고 약속이 있어 집에 늦게 들어오기도 했고, 술도 오랜만에 마셔서 그런지 몸이 매우 피곤. 집에 오자마자 함께 바로 뻗어버려 사진이 없다. 아직까지는 집을 비우고 있을때 브라운과 살구가 어떻게 지내고있을지 많이 궁금하기도 하고 걱정도 되긴 하는데, 아무래도 잘 지내는거 같으니 슬슬 그 걱정도 날려버릴 수 있겠다.


 



 새로 산 이불이 마음에 드는지 매트 위에서 우리보다 더 뒹굴뒹굴 하는듯. 얼마전 인테리어 바꾼다며 매트리스로 사용할 타퍼와 커퍼, 베개, 덮는 이불 등등을 모두  바꾸었다. 뽀송뽀송 폭신폭신하고 부들부들한 이불들. 그래서인지 살구는 이 위에서 있는 시간이 많아진 듯 한데.. 아깽이라 그런지 물기도 많이 문다. 이가 날때라 가진러워 그런건지, 아니면 성격이 별로 좋지 않은건지 아직은 분간이 잘 안되지만, 확실한건 브라운도 때리려고 하는걸 보면 얌전한것같진 않다는거. 조금만 더 크면 호되게 교육받을 것이니 지금 물수있을 때 실컷 물어두어라.




 본인의 물그릇이 있는데도 물구하고 브라운의 물그릇에 매달리다시피 하여 물을 마시는 살구. 아무래도 그릇도 더 크고 물이 흐르는듯 하여 본능적으로 입이 가는지. 바로 옆에 브라운의 밥그릇이 있는데 가끔 밥그릇을 탐하기도 한다(사실 굉장히 많이..). 어스본 사료가 키튼도 섭취가능한 사료라 다행이긴 하지만 되도록 안먹었으면 좋겠다. 브라운 기분도 상할거같고.. 하지만 놀라운건, 이때문인지 브라운도 살구 사료를 훔쳐먹는다는 것. 살구 사료를 먹다가 살구가 오면 하악질을 하며 쫓아낸다. 뭔가 복수하는 것 같아 귀여워.





 살구가 얼마나 잘 먹느냐면 저 빵빵한 배를 보고선 스스로 흡족해하다가도 마음편히 그루밍을 하는 정도. 아깽이들이 많이 먹기도 하고 배도 빵빵한다는 것쯤이야 알고있지만 그래도 너무 빵빵해서 복수가 찬게 아닌가 싶기도 했다. 저 빵빵한 배때문에 뒤로 누우면 한번에 일어나지 못하고, 옆으로 빙글빙글 돌다가 겨우겨우 일어난다.


 오늘은 꽤나 감격스러운 날이었는데, 여자친구와 함께 집에 들어왔는데 브라운이 문앞에서 (평소와 같이) 마중을 나와 있었다. 바로 뒤에 살구도 함께 졸졸졸 따라나왔는데, 브라운이 살구를 향해서 휙 돌아서서는 하악질을 하는게 아니고 냄새를 킁킁 맡더니 뛰어가는 살구를 쫓아 같이 뛰어가는 것이었다. 아, 우리가 없던 사이에 둘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건가.. 아침에만 해도 하악질 하고 솜뱅맹이질을 하고 전혀 가까워질 기미가 보이지 않았었는데, 이게 무슨 기적같은 일인가.

 이후에 늦게까지 브라운과 살구가 우다다 우다다 하다가 하악질도 많이 하고 솜뱅맹이도 많이 했지만, 확실한건 브라운이 마음을 조금씩 열고 있다는 것이었다. 조금더 친해지고 싶다거나 관심을 갖고 있는 정도로 보인다.





 그렇게 신나게 뛰어 놀다가도 브라운은 스크래처의 맨 위에 올라가서 모든것을 내려다보는 신과 같은 모습으로 주변을 관망하기를 좋아한다. 땅에 굴러다니는(?) 살구를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바라보다가도 이내 새로울 것 없는지 누워서 잠을 자기도 하고. 저 장소와 침대 위는 살구가 올라갈 수 없는 곳이라 그런지 귀찮음을 피하고 싶을 때 주로 올라가는 듯. 브라운의 실물의 한 20%가 담겨있다. 이것도 매우 많이 담긴 사진.





 갑자기 이렇게 치타같은 자세로 무언가를 바라보고는 뛰쳐나가기도 한다.





 그래도 서로 바라보는 시간이 많아지고 경계를 푸는 시간이 많아지는 것만 해도 합사의 좋은 과정인 듯 하다. 이제는 브라운 눈치 보지 않고 살구 이쁘다~ 해줘도 괜찮은 듯 하니 집사들과의 신뢰회복엔 거의 성공한 듯. 중요한건 조급해하지 않는 것과 첫째를 믿으면서 둘째를 온전히 맡기는 것 같다. 누구라도 혼자 살던집에 통보없이 다른 누군가가 함께 살아야 한다고 하면 경계심을 가지게 될것이다. 고양이라는 동물은 영역동물이기 때문에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 않을것이다. 그렇기때문에 이 관계를 받아들이는건 우리뿐만이 아니고 브라운에게 제일 중요할 것. 그러니 브라운이 진정 마음을 열고 이 관계를 받아들일 수 있도록 충분한 시간과 믿음, 사랑을 주는게 중요하다 느꼈다.


 살구가 막 집에 왔을때 속상해하던 브라운을 보면서 나와 여자친구는 매우 속상해했는데, 그때 제일 속상한건 다름아닌 브라운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전혀 그럴 필요가 없다는걸, 앞으로도 계속해서 보여줄게 브라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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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도 좀 언니말을 잘 들었으면 좋겠는데..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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