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월드컵 한국 경기가 있는 날. 

 2002년에만 해도 Be the Reds!를 외치며 열심히 길거리에 나가 응원도 하고 했었다. 2006년 월드컵때도 상암 월드컵 경기장에 가서 친구들과 밤을 새며 응원하면서 시청을 하기도 하고. 하지만 2010년과 2014년은 어떻게 봤는지 잘 기억도 안 날 정도로(분명 집에서 부모님과 봤을 것.) 무심하게 지나쳐오긴 했다. 사실 이후의 국대 경기를 보면 [기대한다 - 실망한다 - 비판한다 - 기대한다 - ..] 의 반복이었으며, 그 순환이 지금까지도 이어져서 지난 평가전에서 실망한다, 그리고 오늘 기대한다 까지 이어져있었다.




 월드컵이 의미 있는 것은 여자친구와 치킨과 맥주를 함께 먹으면서 시청을 하기로 했기 때문이었고, 나에게 이런 경험은 전무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승패를 떠나 함께 즐길 수 있는 사실 자체가 의미넘쳤다. 퇴근길에 유니클로와 8세컨즈를 들러 옷을 사기로 했다. 유니클로에는 마음에 드는 옷이 생각보다 없었으며, 8세컨즈에 갔을때도 지난번에 봐두었던 옷이 없어서 왕실망 할뻔..했지만, 피팅룸에서 누군가가 입고 구매하지 않은 채로 발견되었다. 평소 옷에 돈을 잘 쓰거나 하지 않았던 편이라, 아직은 옷을 사는 돈이 쪼오금은 아깝긴 하지만 또 생각해보면 그리 아까울 것도 없다. 어차피 반드시 필요한 것이기도 하고 옷을 막 수십벌을 쟁여놓고 입는것도 아니니. 그저 옷을 사기에 적당한 때가 되었구나- 싶다. 

 집에 가는길에 상가에 있는 치킨집에 들러 치킨을 사가기로 했다. 배달을 시키려고 했으나 아마 제시간에 도착하는게 불가능할듯 하여 고민끝에 내린 결정. 푸라닥 치킨이라는 이름부터가 [난 치킨계의 명품이 되겠어!] 라고 외치는 듯한 치킨집이었는데 맛과 가격과 패키징도 명품에 가까웠다. 포장을 싸들고 슈퍼에서 예거 맥주를 사고 집에 들어가서 축구 시청!





을 했지만 자세한 내용은 굳이 설명하지 않겠다. 함께 봐서 매우 좋았다. :) 치킨도 맛있었어!!!





  살구는 여전히 에너지가 넘쳐서.. 열심히 놀아주자 했지만 항상 먼저 지쳐버리는 집사들 때문에 심심해하는것같다. 브라운이 침대 위에서 잠깐 내려간 사이에 침대구경도 시켜주고 브라운 물고기로 열심히 노는 김살구. 확실히 처음 왔을때보다 많이 컸다.




 

 그리고 요즘 유독 둘이 닮아가는 듯한 이 묘한 느낌. 아무래도 김살구가 브라운의 행동을 따라하는듯 하다. 퇴근하고 집에가면 둘다 쫄레쫄레 나와서 빤히 바라보는 것 하며(이럴때면 나와 여자친구는 둘이 간식달라고 짰다고 한다) 스크래처나 이불 위에서 같은 자세로 있는 것 하며. 아마 김살구가 브라운에게서 무언가를 배우고 있는거구나, 싶다. 





 화요일 아침은 비빔면 3개로 시작(물론 둘이서). 어제 축구를 보면서 치킨과 함께 먹으려고 사왔지만 정작 치킨조차도 남게되어 먹지 못했다. 아침에 밥도 안했고 해서 간단하게 비빔면을 끓여먹었다. 비빔면은 1개는 부족하고 2개는 많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다음엔 두개 먹어도 많지않을듯. 김살구는 밥상에 관심이 많은건지 아니면 닝겐들의 밥에 관심이 많은건지, 빤-히 쳐다보고 있다.


 본디 스트레스를 잘 받지않는 성격이기도 하고 받아도 빨리빨리 넘겨버리고 다음 행복을 추구하는 성격인데, 유일하게 나한테 스트레스를 주는 사람이 같은 직장에 있으며 본인은 스트레스를 주는지 모르는듯하다. 알면 안주겠지. 오늘은 일 하는 도중에, 그래서, 말이 조금은 오갔는데 결론은 대화를 많이 해서 오해 없이, 감정 상하는거 없이 잘 풀어가자 였다. 그래. 지내다 보면 복받을 날도 오고 하겠지.. 하고 생각한다.




 저녁으로는 제육볶음, 두부버섯조림, 장조림에 조개미역국이었다. 조개미역국!! 여자친구는 고기미역국을 좋아하지만 조개미역국도 좋아하는 나를 위한 스페셜 스페셜 메뉴! (사실 너의 요리들은 언제나 스페셜해!) 아주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




 그리고 스크래처에서 또 멀뚱멀뚱 같은 표정 같은 자세로 나를 쳐다보는 브라운과 김살구.. 김살구가 요즘은 몸에 살도 붙고 털도 붙고있어서 왠지모르게 이뻐지고 있다. 평범한 코숏은 아니라서 어떤 모습을지 완전히 상상은 되지 않지만 슬슬 이뻐지는건 맞는거같다. 특징으로는 팔다리가 매우 길다. 매우..매우 길다. 일동이도 긴편이라고 생각하는데 일동이보다 훨씬 긴거같다.






 진짜 너네 계속 같은자세로 있을거냥!! 귀엽게시리!






 아래 사진은 기지개 켜고 바로 찍은 사진인가, 다리가 엄청 길게 나왔다. 평소보다 좀더 길어보이긴 한다. 분명 카메라로 다가오는 중이었을거야..

 브라운이 처음에 살구에게 솜뱅맹이를 때릴때는 발톱도 안꺼내고 손도 동그랗게 말아서 안아프게 때렸었던 기억이 난다. 그렇게 몇대 툭툭 쳤는데도 살구가 도망가지 않거나 계속 덤비면 오히려 브라운이 자리를 피했었다. 그런데 지금은 물고 발톱으로 때리고! (아 물론 다칠정도로는 아니다) 그래도 여전히 살구는 브라운에게 덤비지만.. 행동도 많이 닮아가고 더욱 친해지는건 맞는것같다.


 그리고 정말 다행인건, 브라운이 우울해한다거나 하는 신호가 없다는 것. 합사할때 제일 걱정했던 부분이었는데, 예전처럼 골골거리면서 집사 옆에서 잠도 자고, 점프도 많이 하고, 밥도 잘 먹고 물도 잘 마시고, 오히려 살구가 혼날때면 걱정하듯 달려와서 킁킁 하는게 사랑스럽다. 앞으로도 이렇게만 잘 지내주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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