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평론가들과 칸 영화제에서 화제인, 그리고 일반 관객들 사이에서도 화제인 나홍진 감독의 영화 [곡성]을 보고왔다.

전작 [황해]나 [추격자] 등의 영화와는 매우 큰 차이점을 느꼈는데.. 앞서 말한 영화들이

정해진 무언가를 쫓아가는 형식의 스릴러, 빠른 전개와 사실적 묘사로 진행해 나가는 영화였다면,

[곡성은] 그보다는 약간 느린 속도로 전개되는 이야기, 비유와 은유가 많이 들어가 있고 직접적인 표현보다는

다소 간접적인 표현방식을 많이 따른 영화라는 점. 물론 리뷰자체가 개인적 생각에서 비롯된 것이기 때문에, 보는 사람마다

저마다의 의견이 있을 것이라고, 당연하게 생각한다.

 

감독이 어떤 이야기를 했던간에, 결국 생각하게 되는건

 

- 사람이라는 존재가 가지는 [믿음]과 [의심]이 가질 수 있는 최대한의 약점이란 무엇일까

 

라는 점이었다. 마지막 일본인은 이런 말을 한다.

"네가 말했지 않느냐. 내가 악마라고. 그렇다면 너는 네가 가진 의심을 확정짓기 위해 이곳에 온 것일 뿐,

나에게 대답을 듣는 건 아무 의미가 없다" (정확하진 않지만 이런 의미의 말을...)

 

 이어 이런 말을 부정하는 목사는 "네가 악마가 아니라면 나는 너에게 아무것도 하지 않고 돌아가겠다"

라는 반박을 하고, 이는 곧 자신의 믿음에 금이 갔으며, 의심으로 이어졌다는 말을 의미한다.

황정민과 일본인은 애초에 악마(또는 그것을 섬기는 사람)라는 이야기, 무명(천우희)은 마을을 지키는

'인간을 초월한' 존재 라는 것은 확실하지만, 그러한 설정을 떠나, 영화가 막 끝나간 시점에 (그리고 스포일러를 읽지 않고

영화를 보러 간 사람들에게는) 우리는 어떤 사람이 악마였는지, 혹은 선한 사람이었는지 빠른 판단을 하기에는

영화의 플롯이 두겹 세겹으로 꼬아져 있다.

 하지만 중요한건 어떤 사람이 나쁜 무엇이고, 착한 무엇이고는 영화 자체가 나에게 던지는 물음은 그리 중요하지 않다는

생각을 받았다는 것. 시작과 끝은 우리의 믿음과 의심 그 자체이다.

 

 내가 무엇을 '악마'라고 받아들인다면, 그건 그냥 악마 그 자체인 것이다. 누군가가 '그건 악마가 아니야!' 라고 말한다고

'아 저건 악마가 아니었구나. 그럼 뭐지?' 라는 의심을 하게 된 순간, 자신의 믿음에는 금이 가고 새로운 의심을 낳게 되는

것이다. 그 의심은 악마에 대한 의심으로도, 혹은 '악마가 아니야!' 라고 말한 누군가를 향한 의심으로도 번질 수 있게 된다.

 그러니까, 자의식과 이성적 판단을 가진 (소위 말하는) 이성적 존재임에도 불구하고, 인간이란 존재는 의심과 믿음 사이에서,

실은 얼마나 나약한 마음을 지니고 있으며 그 나약함이 어떤 추한 행동을 불러일으키는지 보여주는 영화가 아니었나 싶다.

 

 영화가 나에게 준(=내가 느낀) 메세지와는 별개로, 카메라의 목적은 굉장히 잘 넣은 듯 했다.

사진 발명 초창기에는 실제로, 카메라(사진)가 사람의 영혼을 훔쳐간다며 사진을 찍지 않는 일이 빈번했으니 말이다.(악마의 도구라고도

불렸을 정도?). 필자도 사진으로 무엇을 담을 수 있다고 생각하고.. 여튼, 잘 만든 하나의 장치이지 않았나 싶다.

 

 

 한번 더 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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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역 근처에 있는 'ㅁ' 사진관에서 일하고있다.

일한지는 한달이 되어간다. 벌써 시간이 이렇게 흘렀다니..

2월달엔 졸업식이 많아서, 정말로 사람이 많이 찾아왔다.

졸업으로 인해서 앞으로는 (예전만큼은) 많이 만나보지 못할 친구들과 함께

무언가를 남기기 위해서, 혹은 방학의 끝자락에 있는 자신들의 모습을 담아두려.

 

 

3월이 되니 손님이 뚝 끊기고, 지금은 벌써 네시가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손님이 한명도 오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시간이 꽤나 많이남아, (그렇다고 무언가 생산적인 일을 하는건 내키지 않고)

백만년만에 이런 글을 써보게 된다. 아마 마음에 들지않는 구석을 써내려감으로써 자기 위로를 하기 위한

글이 될거라는 생각에..

 

1. 사진관임에도 CMS가 제대로 준비되어있지 않다. 그렇다고 해서 좋은 프린터를 쓴다던지, 좋은 모니터를 쓰는것도

아니다. 사실 따지고 보면 CMS가 준비되어있지 않기때문에 오히려 좋은 프린터/모니터를 쓰지 않는것이

다행이라 느껴질 정도이다.

2. 보정 과정은 색을 날려버리는것이 기본. 섀도우는 묻어버리는것이 기본2. 어쩔 수 없다.

 

맨처음 이곳에 일하러 왔을때 느낀 점은, 이곳이 '사진관'이 아닌 '공장'이라는 것이다.

그야말로 '사진의 대량생산'을 주도하는 이미지공장.(하지만 성수기가 끝난 지금에는 이런 의미조차

부여하기 어렵게 되었다.) 아마 사진에 대해서 공부한 사람이라면 이러한 과정과 수순을 보며

눈살을 찌뿌릴 수 밖에 없을것이다.(이건 부심이 아닙니다. 정말입니다.)

 

어쨋든.. 사람이 없어 좋긴 하다. 하지만 하루 알바생들 알바비만 해도 20만원에 육박하는데,

정작 매출이 10만원대인건 무슨 의미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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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트남 하롱베이를 다녀왔다. 세계 7대 자연 경관 중 하나로 꼽히는 곳으로 정말 그냥 스펙타클하게 아름답다. 참고로 제주도도 

그 중의 하나라는. 베트남에는 하롱베이 투어를 예약하는 곳이 엄청나게 많은데, 팁을 하나 적자면 싼건 엄청 싸고 비싼건 엄청 비싸다. 


 - 하롱베이 투어를 예약하기 위해서는 우선 자신이 투어에 사용할 수 있는 금액을 정하자. 

 - 싸다고 무조건 하는건 삼가자. 하노이에서 하롱베이까지 기본적으로 4시간이 걸릴 뿐더러 섬에 입장하기 위한 입장료, 식사비 등

 중요한 것들의 요금이 포함되어있지 않을 수 있다. 투어를 알아볼 때 이 요금에 어떤 것들이 포함되어 있는지 반대로 어떤 것들이 

 포함되어 있지 않은지 '꼭' 확인하고, 직접 서명을 받고 예약을 하도록 하자. 

 - 물이랑 음료수는 땅보다 세배는 넘게 비싸니 되도록 사가는게 좋지만, 만약 쓰게 되더라도 아까워하지 말자.


 어쨋든 하롱베이 투어를 한 7여군데 알아보고는 제일 괜찮았던 곳으로 예약했다. 처음에 69달러 라더니(1박 2일 선상) 택스가 10%

붙어야 한다면서 75달러라고 했다. 베트남에서는 이렇게 세금을 붙이는 경우가 많으니 알고있도록 하자.. 나의 재정상태로는 어쩌면

무리였을지도 모를 이 75달러가 얼만큼의 행복을 줄 수 있을지 모른 채로 그저 '본전만 뽑고 와야지' 하는 생각에 하롱베이로 출발

했다. 아침 9시 경 여행자들을 태운 미니버스가 왔고, 4시간을 달려 하롱베이에 도착했다. 그곳에 도착하면 일단 섬으로 (배를타고)

입장하는 입장료를 내고(32만동 = 16달러 / 물론 여행사에서 북킹 할때 '처음 섬을 제외한 모든 섬들의 entrance fee'가 포함되어 

있는지 확인하는 것도 중요한 사항이다.) 통통배를 타고 1박 2일동안 있게 될 배로 향하게 된다.




 하롱베이에는 하루에 200여대의 배가 정박을 한다고 한다. 그만큼 많은 사람이 찾는 곳이기도 하다. 엄청 엄청 크루즈 같은 배도 

있고, 내가 탔던 배처럼 무난하지만 분위기 있고 없을거 없는 크루즈도 있다. 참고로 내가 탔던 배는 가이드가 지나칠 정도로

친절했고 (이 가이드가 베트남의 이미지를 만들어 주었다.) 배 3층에 있는 쉴수있는 공간도 너무 이쁘게 되어있어서 여행 내내 

즐거울 수 있었다. 



 딱 정해진 섬이나 동굴을 하롱베이라고 하는건 아니고, 바다 위에 떠있는 1900여개의 섬들과 그 안에 있는 200여개의 동굴들을

모두 일컬어 하롱베이라고 하는 것 같았다. 하롱-이란 하룡으로 용이 내려왔다는 말이고, 사실 위에서 보면 여의주를 입에 문채로 

바다를 헤엄치는 용의 모양이라고 한다. 하롱베이에서 유명한 티톱섬은 하롱베이의 거의 가운데에 있으며 섬 앞에는 인공적으로 

만들어낸 백사장과 섬 위의 전망대로 향하는 길이 있다. 표 끊을때 티톱섬 가냐고 물어봤더니 간다고 해서 기대하고 있었는데, 아마 

금이 들어서 '근처로 간다' 라고 애매하게 말한듯 하다. (결국 가지 못했고 그 옆의 조그마한 섬으로 갔다. 거기도 이쁘드만 뭘~).



 

 요로코롬 서양애들은 너나할거 없이 다들 벗고 나와서 누워서는 선탠을 즐기고.. 아직 자리를 잡지 못한 독일서 온 필리크는 티를 

입고 밖을 바라보고 있다. 나중에 이곳은 그늘을 차지하기 위한 소리없는 조용한 신경전으로 가득했다.




 하롱베이에는 여러 물건들을 싣고 돌아다니는 작은 배들을 많이 볼 수 있다. 주로 물이나 과자나 담배 같은 것들을 많이 파는데 

미처 육지에서 준비하지 못했다면 사는것도 좋다. 조금 많이 비싸긴 하지만 어쩔 수 없다는 생각은 그냥 버리고, 그래야 한다고 생각

하고 필요한 건 아낌없이 사도록 하자. (물론 선상에서 사는게 제일 좋긴하다)



 요로코롬 물에 잠겨있던 흔적이 있는 섬들로 가득하다.



 크롭바디에 50mm 단렌즈라 가끔 아름다운 풍경을 볼때면 한숨이 나왔는데, 아이폰이 있으니 너무 좋당. 파노라마로 찍은 하롱베이.

날씨가 좋아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아래 오른쪽의 큰 섬이 티톱섬.











 티톱섬 대신 조그마한 섬에 올라가 바라본 하롱베이. 숨막힐 정도로 아름다웠다.

카야킹도 하고(메콩강에서 했던거랑은 다르게 바다위에서 뒤집힐랑 말랑 하는 카약으로) 전망대에 올라가 하롱베이도 보고 하니 

아무리 배낭여행이라 아끼면서 다닌다지만 어쩃든 저렴하지 않게 하롱베이에 온 걸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그랬다면 이런 신비하고

아름다운 곳에서 조차도 스트레스를 받으면서 시간을 보내야 했을듯 하다.



 

 선상으로 돌아와 저녁을 먹기 전까지 갑판 위에서 여자친구와 오순도순 시간을 보내는 필리크.

굳이 무슨 말을 하지 않아도, 앉아만 있어도 행복하다. 숨만 쉬어도 행복하다.



 이렇게 선상에서의, 하롱베이의 해가 저물어가면서 배들도 점점 밝은 불을 내기 시작했다.

 여행사에서 북킹할 때, 요금에 포함된 내역중에 '쿠킹 클래스'와 '스퀴드 피싱'이 있었다. 그런데 막상 와보니 그런걸 할 시간적 

여유도 많이 없을것 같고 해서 의아해 했는데. 저녁을 먹기 전에 스프링롤을 만드는 쿠킹클래스.....가 열렸다. 사실 저건 누가봐도 

'그냥 너네 한번 말아보기나 해' 하는 정도였지만 말이다. 그리고 저녁을 먹으러 갔을 땐 당연히 모양이 뒤죽박죽인, 어쩌면 내가 

만들었을 스프링 롤을 만날 수 있었다. 저녁을 먹고서는 뱃머리에서 조용한 스퀴드 피싱이 있었다. 나는 참여하지는 않고 바라보다가 

방에 들어가서 뭘 잡았는지는 잘 모르겠다..




요로코롬.. 불을 켜놓고 낚시질을 한다. 



 밤에는 갑판에 기타를 들고 올라가 하롱베이의 어떤 섬과 하늘위에 떠있는 별들을 보면서 '여기가 정말 천국이구나' 하는 생각을하고 

기타를 쳤다. 필리크는 12년동안 첼로를 했다고 했는데 나에게 '넌정말 판타스틱해!' 라고 말해서 나는 몸둘바를 몰랐다. 잠을 자야

하는 것이 아까울 정도로, 하롱베이의 밤은 아름다웠다. 


 그리고 아침이 밝았고, 마지막 프로그램인 무슨 섬에 있는 무슨 동굴에 가기로 했는데.. 이름은 잘 몰라서.. 어쩃든 하롱베이의 

정 가운데에 위치해있고, 하롱베이에서 제일 큰 동굴이다. 베트남식 이름의 뜻이 'amazing한 동굴' 이랬다.




 아메리칸 브랙패스트로 아침을 간단하게 먹고 동굴로 향했다. 아침에 엄청 맛있는 리치가 나왔는데, 네덜란드에서 온 애들이 마치

자기것인냥 다 먹어서 무지 속상했다. 나중에 그 친구들이 다른 테이블에서 리치를 가져다주었당.




 이렇게 섬에 동굴이 있고, 동굴부터 밖으로 전망대 처럼 만들어져 있다.

프랑스 식민지배 당시에, 아무도 찾지 않는 곳을 콘크리트를 만들고 이것저것 구하기 위해서 폭탄으로 섬 안쪽을 터트렸다고 한다.

그 모양이 동굴의 천장에 떡하니 남아있다. 어쨋든 이 동굴은 정말로 어매이징한데 하롱베이 투어를 간다면 이 동굴이 프로그램에

있는지 꼭 확인해보길 바란다. 정말..어매이징 하다.



 하롱베이가 용의 모양을 하고있는 것처럼, 베트남 사람들은 어떤 무언가에 동물의 모습을 한 '신'이나 무언가들이 자신들을 지켜준다

믿는 듯 하다. 가이드가 설명해준, 동굴안에 마지막으로 하나 남아있는 용 모양의 돌맹이. 이것 말고도 거북이, 토끼, 해피 부다, 연인

이나 동굴 천장에 달려있는 악어모양의 돌들도. 정말 어매이징. 동굴의 크기도 어매이징. 





 전망대로 향하는 길은 구멍들로 빛이 들어온다.

페이스 북에 올린 사진을 보고선, 엄마는 통영같기도 하다는 말을 하셨었는데. 이렇게 속상할 수가 없었다. 동시에 사진들에는 나오지

않는 그 웅장함과 아름다움은. 역시 모든 여행은 기록이 중요하지만 그 순간에 눈으로 보고 느끼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는 생각을. 

굳이 카메라를 잡지 않아도 되는 순간도. 그리고 그렇지 않기때문에 의미있을 순간들을 또 기다리게 된다. 


 많은 사람들이 베트남이라는 나라는 바가지 천국이고 소매치기만 득실득실하고.. 막 그렇다고 글을 올린다. 물론 틀린말도 아니고

모두 경험에 의해 작성한 후기같은 것들이니 참고하면 좋지만, 문제는 이런 생각을 가지고 긴장하면 좋지만 편견을 갖게되면 여행의

재미를 버릴 수 있다는 걸 새삼 느꼈다. 지금까지 베트남에서 만난 사람들은 그 어느나라 사람들보다 친절하고 잘 웃어주고 (물론 

바가지도 씌우지 않았다.) 착하다고 느껴졌다. 오히려 그런 일을 겪으려면 어디로 가야하는지 궁금해졌을 정도로? 물론 이렇게 긴장을

풀고 하루하루를 다니다 보면 나도 언젠간 그런 꼴을 맞게 되겠지만 말이다.



 하롱베이에서 돌아와서는, 평소같지 않게 너무 바쁘게 움직인 베트남에서의 나를 수고했다고 토닥이며, 하노이에 있는동안은 이나와

맛난것들도 많이 먹고 푹 쉬기로 했다. 뭐 앞으로도 계속 쉬겠지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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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나이나 2014.06.18 14:08 신고

  2. inhovation 2015.02.06 23:46 신고

    하롱베이 사진 잘 봤습니다!
    한 달 전쯤 하롱베이 다녀왔는데 경험이 새록새록...
    저도 파노라마로 사진 찍고 다시 보면서 감탄하고 그랬는데 영문도 모르게 핸드폰에서 지워져 속상했는데, 여기서 다시 파노라마 사진 보니 아름다웠던 풍경이 눈앞에 펼쳐지네요~ㅎㅎㅎ
    오늘도 좋은 하루 보내세요 :)






 하노이행 24시간 버스를 탔다. 


VIP슬리핑 버스인 이 버스는, 사실 누가 VIP인지 새삼 느끼게 해주는 버스였다. VIP는 다름아닌 버스 기사와 주변 사람들이었다. 


하노이행 버스는 원래 24시간인데, 실제로 도착하기까지 28시간이라는 어마어마한 시간이 걸렸다. 버스기사는 가는 길목마다 버스를

 

세우고 사람을 태워서 따로 돈을 받으며 조금씩 하노이로 향했다. 마치 한명씩 탈때마다 들러야 될 곳이 한군데씩 늘어나는 느낌이었다.


버스를 타고 가다보니 어느새 버스 안은 현지인들로 가득 찼고, 누구는 핸드폰으로 노래를 크게 틀어놓고 가고, 앞쪽의 아줌마는 돈을 


걷는 아저씨와 시비가 붙어 싸우기도 했다. 외국인은 열 세명 정도가 있었는데 나머지 좌석들은 앉을 자리가 없을 만큼 버스가 가득 차 


있던 순간도 있었다.



 그리고 이 버스가 헬버스인 이유를, 버스에서 내려 화장실을 갈때 알았다. 새벽 두시쯤 기사의 “toilet”이라는 말과 함께 버스가 정차
했고 나를 포함한 사람들이 내렸다. 그런데 눈을 씻고 찾아봐도 화장실이 없는거였다. 어디가 화장실이냐고 묻자 손을 옆으로 뻗으며 한
쪽을 가리켰고, 나의 시선은 그쪽을 향했고, 동시에 엉덩이 사이에 길이 30 cm 정도의 휴지를 달랑달랑 끼고 바지를 올리는 한 아저씨를
보면서 ‘아 저쪽이 화장실이구나’ 하고 생각하며 한숨을 쉬었다. 더한건 남자야 상관없다 치지만 여자들도 오픈되어있는 공간에서 
을 처리해야 했다. 

 다섯시 반쯤 국경마을에 도착해서 사람들이 내렸는데, 밥을 먹으라는건지 뭔지 몰라서 멀뚱멀뚱 있다가 결국은 아침도 먹지 못하고, 
보더로 향했다. 보더에는 또 너무 일찍 도착해서 한-참을 기다리다가 출입국 수속을 밟았다. 이 모든게 네시간이 걸렸다. 그러니까 
아마 24시간에서 28시간으로 연장된 이 시간 안에는 보더에서의 4시간이 포함되어 있을거라고 마음 편하게 생각하고 있다.

 하노이에 도착해서 버스기사의 횡포는 더욱 더 심해졌고, ‘그래도 제시간에 도착하겠지’ 하는 기대는 도착시간인 저녁 6시에서 채 
1분도 지나지 않아 ‘그래 니네 맘대로 해라’ 하는 마음으로 변했다. 그리고 바로 잠에 빠졌다. 저녁 10시가 되어서야 하노이의 
버스터미널에 도착했는데, 대기하고 있던 택시기사들이 자꾸 센터로 가자면서 말을 붙인다. 아, 사실 나는 돈이 없다. 라오스에서 넘어
오면서 가져온 돈은 보더에서 전부 환전했고 그 환전한 돈은 점심식사를 먹는데 다 써버려서 만동밖에 남지 않았다.
(20000동 = 1000원) 어쨋든 20만동이라는 가격을 부르는 택시를 탈 수는 없었고, 그래도 달러는 가지고 있기에 바가지라도 쓰지 
말자는 생각에 고심하여 택시를 골라 타고 여행자 거리가 만들어져 있다는 항박 거리로 향했다. 미터기를 킨 택시에는 11만동이 찍혀
있었고 나는 6달러를 건네주고 유유히 사라졌다.
 앞으로 모든 일들이 쉣더퍽 바가지 천국일 것 같지만 그래도 매번 신경쓰면 그것도 스트레스. 이곳사람들 먹고사는 수단이라 생각하고
 맘편히 지내는게 답인 것 같다. 웰컴 투 하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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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달 반 가량 머문 빠이에서 라오스로, 이동하기로 했다.

배낭을 메고 돌아다니는게 참으로 오랜만이다. 짐이 많아진 것같지 않은데도 불구하고, 그래서인지, 배낭이 무겁다.

루앙프라방을 먼저 가려고 했지만, 티켓값도 비싸고 3일이나 걸린다고 해서 비엔티안에 먼저 가기로 했다. 아야서비스에서 

비엔티안으로 가는 버스 티켓(정확히 말하면 미니밴 티켓)을 1000바트에 판다. 문제는 빠이로 통하는 길이 험해서, 치앙마이로만

연결이 되어있다는 점이다. 처음에 빠이에 올때는 그게 무슨 걱정인가 싶었지만, 다른 도시에 가기 위해서는 다시 치앙마이로

돌아가야 한다는 점이다. 한달 반 전 이곳에 올때는 느끼지 못했던 멀미 같은 메스꺼움을, 돌아가는 구불구불한 길 위의 휘청거리는

차 안에서 느끼고 말았다.

 치앙마이에 도착하고 한시간 정도 기다렸다가, 사람들을 태운 미니밴이 비엔티안으로 출발한다. 밴은 10시간 ~ 12시간 정도 간다.

아무래도 버스가 아니다보니 다리를 뻗을 공간도 없고, 사람도 꽉꽉 태우고 가서 비좁기만 한 미니밴 안에서 움직이지도 못하고 

10여 시간을 꿋꿋이 앉아서 가야한다. 어쨋든 이런 우여곡절 끝에 도착한 비엔티안은 역시나 세련된 라오스의 수도였다.

프랑스 식민지배에서 벗어난 역사가 그리 길지 않아, 아직도 남아있는 프랑스 풍의 건물이며 음식이며. 저렴한 술 값이며. 이런저런

것들이 마음을 설레게 했지만 한편으로는 상대적으로 비싼 물가가 많은 것들을 망설이게 만들었다. 야시장에서 가짜 닥터드레 

헤드폰도 사고, 몸에 두를 마음에 드는 숄도 사고. 단체로 에어로빅을 하는 라오스의 여성들도 보고. 해지는 풍경을 메콩강변에 

앉아서 보기도 하고.

 확실한 건 좋은 곳이기는 하나 정말 좋기때문에 여건이 되지 않아서 하루빨리 움직여야 된다는 생각을 했다는 거다. 


 그래도 좋구나. 메콩강이 있어서. 사바이-디



- 비엔티안으로 가는 길. 태국 국경 농카이






- 비엔티안 거리, 남푸광장 주변



- 메콩강변



- 메콩강 앞 광장에서 단체로 에어로빅을 하고있는 사람들. 새롭다.






- 무지개도 아닌 것이 영롱한 색깔을 보이면서 구름 위에 떠있던 오로라 같은 거.









- 메콩강, 해질녘



- 메콩강변 매일 열리는 야시장. 값 싸고 질 좋은 물건들을 많이 살 수 있다.



- 오키드 게스트하우스 아래의 레스토랑에서 먹은 오리고기 국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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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빠이에 3주째 머물고 있다. 길에서 뛰어본 적이 딱 한번 있다. Na's kitchin 이라는 식당에 도착해 자리를 잡고 주문을 했는데,

갑자기 배가 아파오는 거였다. 다행히도 게스트 하우스가 식당 바로 근처였다. 테이블에 앉아있는 연인에게 나는 화장실좀 갔다와야

겠다고 말한 뒤 배가 너무 아픈 나머지 숙소를 향해 뛰어갔다. 단지 배가 아파 화장실이 급해서 뛰어갔을 뿐인데, 그 달리는 순간에

나는 참 많은 생각을 했던 것 같다. 그 생각의 시작은 '생각해보니 여기서 뛰는 사람을 본적이 없네?' 였고, 채 1분도 걸리지 않는

거리를 달리면서 마치 내가 이상한 사람이 된것같은 기분이 들었다.

나는 빠이에서 달리는 사람을 본적이 딱 한 번 있다.

2. 이정도 있으면 무료한 일상에 '나태해지면 안되!'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러면서도 이런 생각을 하는 나를 질타하게 된다.

나는 쉬러왔다고. 만약 한국에 있다면 나는 무언가 해야했겠지만, 나는 빠이에 있다고. 생산적인 일을 하지 않기 위해 이곳에 있는

거라고. 지나간 시간이 아깝다는 생각이 엄청나게 많이 들정도로 푹 쉬어야겠다.

3. 얼마 전, 자주 가는 쏨땀집에 아침 겸 점심을 먹으러 간 적이 있다. 아줌마는 잠을 자고 있었다. 우리를 보더니 너무 졸려서 자고

있었다 라고 말하며 주문을 받고 음식을 내주고는 다시 의자에 누워 잠을 청했다. 어쨋든 그곳의 치킨이 너무 맛있어서, 몇번이고

먹으러 갔지만(이미 많이 먹어서 단골이 되었지만), 어쩐지 며칠 전부터 가게 문을 닫아두고선 열지를 않았다. 그러다 어제 저녁

가게 앞을 지나면서 가족들과 식당에서 밥을 먹는 아줌마를 보았다. 이곳의 가게들은 문을 여는시간 닫는시간 쉬는날이 정해져있지

않다. 문에 떡하니 아침 8시 오픈 / 밤 10시 클로즈 라고 적어둔 가게의 주인은 이미 저녁 6시면 가게에 없다. 처음에 자주 가는

음식점이 문을 닫았을때면(같은 시간에 전날에는 열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래가지고 장사가 되나, 사람들 다 옮겨가겠다' 했지만

모든 가게들이 이런 모양이니, 내일 아침은 그저 '문을 연 식당'에서 먹는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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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걱정 없이 살기를 바란다면, 당장에 내쳐야 하는 생각은 '걱정없이 살고싶다' 라는 생각이다.

우기도 아니면서, 이곳은 요즘 매일같이 비가 온다. 항상 똑같은 시간부터 똑같은 시간까지. 똑같은 양의 비가 내리고

똑같은 세기의 바람이 분다. 사실 빠이에서 낮시간 동안 무언가를 하는 것은, 한여름의 해변가에서 바다에 들어가지 않은 채로

계속해서 돌아다니는 것 만큼이나 힘들다. 빠이에 머문지 3주가 되어가니 이젠 바이크를 빌려도 딱히 갈곳이 없어, 마을 산책과

먹어보지 못한 음식들을 먹는데 에너지를 쏟아붓고 있다. 그러다 보니 아침에 밥먹고 돌아와서 제일 뜨거운 시간대에는 에어컨과

기타와 노트북과 함께 쉬다가, 해가 떨어질때 즈음 나가는게 일상이 되었다. 그런데 요즘은 비가 그 '제일 뜨거울 때'에만 쏟아져

내린다.

 덕분에 빗소리를 들으면서 기타를 치며 노래할 수도 있고, 더 많은 감정소비도 가능하고, 해질때는 아름다운 노을을 매일같이

볼 수도 있다. 비가 조금 늦게까지 올때면, 매일같이 먹는 두유집의 아줌마가 집에 돌아가지는 않았을까, 하는 걱정을 처음에는 

했지만, 나는 아무리 이곳이 좋아도 외국인이더라.


 많은 사람들이 편안한 노후를 위해(=부족하지 않은 삶을 보내기 위해) 현재의 시간을 투자하는 것 같아 보인다. 이런 의미에서

나는 세계 최고의 욕심쟁이가 아닐까 싶다. 나는 노후에도 그리고 지금도 계속 편한 삶을 살고싶어 그리고 하고픈 일만 하고

싶어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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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이는 좋은 도시다.

예전에 여행을 왔을때는 왜 오지 않았었나 싶다가도, 이번에 더 더 좋은 경험을 하기 위해 그때 오지 않았었던거구나, 싶다.

치앙마이에서 미니밴이나 버스를 타고 산길을 3시간 정도 달리다 보면, 웬 작고 아기자기한 마을에 도착하게 되는데

모두의 예상대로 그곳이 빠이이다. 어쨋든 빠이는 굉장히 아기자기하고 자연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빠이 주변의 산과 강과 나무들과

뭐..한마디로 자연 속에 둘러싸인 조그마한 마을의 정취를 마음껏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예전 태국여행때 빠이에 오지않은 결정적인 이유는 (듣기로는) 여행자들이 너무 많이 몰려서 물가가 너무 비싸서 였지만,

막상 와보니 여행자들이 많은건 치앙마이나 방콕이나 빠이나 비슷비슷 한것 같고(그런데 빠이가 유독 태국 현지인이 적은건 사실이다.)

송끄란 때문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물가도 카오산이나 치앙마이에 비해서 그렇게 비싼 것 같지도 않다.. 벌써 30밧 짜리 양많고 맛있는

맛집도 단골이 된지 오래이고(내가 가게앞을 지나갈 때 눈이 마주치면 손흔든다 ㅋㅋ), 오히려 치앙마이나 방콕보다 밤에 선선해서

분위기 좋은 동네이다. 아 물론 낮에는 40도에 육박하는 기온과 좋디좋은 자연때문에 더 뜨겁기도 하다.

 빠이의 첫인상은 태국이라기 보다 잘 꾸며진 태국 테마파크 정도의 느낌이었는데, 여기 있다보니 또 이만큼 태국스런 도시가 

어디 있나 싶을 정도이다. 빠이는 좋고.. 여전히 좋고.. 머무르면 떠나기 싫은 곳이다. 벌써 이주째 빠이에만 머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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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좋다. '좋아, 딱 좋아' 라고 한 나의 말에

'좋아, 맛있어서 좋아' 라고 지금 막 먹은 브라우니 크림 치즈를 가리키며

행복해 하는 너를 보니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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