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출근하고 손님이 없는 시간에 주로 글을 올리는데..그동안은 이상하게 꽤나 바빴던 나머지 한달여가 다 되어서야 올리는 궁디팡팡 캣페스타.

집사로서의 역할을 충실이 이행하기 위하여, 한국의 대부분의 집사들은 한번쯤 참여한다는(솔직히 이런말은 듣지 못했지만, 가보니 그런 느낌이었다.) 궁디팡팡 캣페스타를 다녀왔다. 양재역에 있는 aT 센터에서 열렸다. 

엄마와 함께 벡스코에서 열렸던 반려동물 박람회(?)에 다녀온 적이 있다. 입장권이 7000원인가, 그랬을 것이다. 하지만 정작 내부에는 강아지 관련 용품이 주로 많았으며, 규모도 생각보다 크지 않아서 ANF 사료와 간식만 잔뜩 사왔던 기억이.. 안좋은 사료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하지만, 일동이 입에는 맞지 않았는지 대부분은 먹지 않았다는 후문이. 해서 궁디팡팡 캣페스타도 그렇게 큰 기대는 하지 않았다. 하지만 강아지가 아닌 고양이'만'의 박람회 비슷한 것이기 때문에 규모는 그때보다 더 크겠지, 하고 생각은 했다.





아침은 간단하게, 구운 통 오트밀 식빵과 베이컨, 스팸, 버섯과 계란으로 토스트를 해먹었다. 이렇게 먹고선 나갈 채비를 하고 주변을 둘러보니, 잠자는 고양이들 뿐.  고양이를 키우기 전에는 고양이가 이렇게 많이 자는지 몰랐다. 





살구. 귀엽다.





물론 브라운도. 엄청 귀엽고 이쁘다.



집에서 양재까지 가는 길이 험하진 않았다. M6405라는 아주 좋은 버스가 있어서. 양재 시민의 숲에 딱! 내려준다. 도착해서 aT센터를 바라보니 마치 집사들을 홀리려는 듯이 거대 냥이의 그림이 걸려있었다.





어서와, 궁디팡팡 캣페스타는 처음이지? 사실 나는 처음이라 몰랐는데 다들 캐리어를 하나씩 들고 오더라. 총알도 많이 부족하고 하니 짐이 그렇게 많겠어..하면서 들어갔는데. 백팩이라도 가져갈걸 하고 후회했다. 하필 그날따라 조그마난 가죽가방이 메고싶더라니. 사실 구입한 물건은 많지 않았지만 여러 기업부스들에서 샘플 사료를 나눠주거나 판매하거나, SNS관련 행사로 간식이나 장난감을 주는 이벤트가 많았다. 그것들만 해도 짐이 한보따리였다. 그리고 고보협에서 판매하는 미니 텐트와 장난감 셋트가 사실 좀 짐이었다. 봉투가 없다고 하여 손에 들고다니다가. 이후에 프릳츠 커피에도 갔는데, 집에 갈때 손이 허전하여 보니 카페에 텐트를 두고온 것. 부리나케 뜀걸음으로 카페로 다시 향했던 일도 있었다.





늦게나마 인터넷을 통해 사전예약을 해서 조금 더 저렴하게 표를 구할 수 있었다. 고양이 중성화의 의미인 귀 컷팅. (저 귀를 어디에 넣으면 일정 금액을 기부하는 이벤트였는데 하러갔더니 하필 모금함을 닫아둬서 하지못했다.) 입장권은 저 팔찌인데 저런걸 한번도 해보지 못해서 "이거 어떻게 하는거지.."하면서 끙끙거리니 매표소 직원이 걱정 가득한 눈빛으로 쳐다보고 있었다. 결국 직원의 도움을 받아 팔찌에 착용.





간단하게 말하자면 궁디팡팡 캣페스타는 고양이 관련 용품에 대한 박람회나 행사였다기 보다는 집사들끼리의 페스티벌의 성격이 조금 더 강했던것 같다. 1층과 2층으로 나뉘어져 있었는데, 2층은 대부분 고양이 캐릭터 관련 상품(개인 참가 부스)이 대다수였다. 1층에 내려가서야 로얄캔닌, 내츄럴 발란스 등 고양이 사료, 간식 관련 기업들의 부스가 있었다.  그중에서 감명깊게 봤던건 냅킨에 그림을 그리는 작가분의 전시. 


아무래도 고양이를 키우기 전과 후의, 고양이를 대하는 마음가짐이나 자세가 많이 달라져서인지 마음이 부풀어올랐다. 이제는 가족이 된 김살구도 구조가 됐으니 망정이지, 하루나 이틀이라도 더 늦었다면 안락사 당해 이 세상에 없었을 영혼이었다 생각하면 마음 한켠에 홍수가 날것같다.(길고양이 구조를 위해 힘쓰는 분들께 감사를)


캣페스타는 위에서 말한대로 대부분은 집사들의 파티였기 때문에 구입한 물건은 그렇게 많이 없었고, 정작 필요한 것들은 지금 당장 사기에는 고가였기 때문에 과감히 포기하고 샘플 사료를 왕창 받아왔다. 이 샘플 사료들만 해도 한동안 사료걱정은 없을것 같다.





솔직히 말해도 될까?

내가 여기서 무언가를 사도 내 고양이들에게 딱히 복이 있을거같지 않았어...





서울이 아무리 버스 한번 타고 올 수 있는 곳이라고 해도 매일매일은 아니니까. 나온김에 여자친구가 알아본, 커피와 베이커리가 맛있다는 프릳츠 양재점을 방문했다. 커피가 맛있는 곳이라며 나를 데려갔는데, 정작 나는 아보카도 쉐이크에 홀려 그만 커피를 주문하지 않았다.



 


[커피가 맛있다고 해서 왔는데...]

사실 카페에 가면 음료로 커피 외에는 잘 시켜먹지 않는다.(프랜차이즈 제외) 여긴 들어오자 마자부터 보이는 메뉴며 원두가 너무나도 맛있어보여서 무얼 먹을까 고민하던 찰나에, 아보카도 쉐이크라는 메뉴가 눈에 들어왔다. 요즘 아보카도 명란 비빔밥으로 아보카도에 중독되어가던 참이었다. 아보카도가 사실 별 맛이 없는 과일이기는 하나 아보카도만 먹어보면 꽤나 맛있다는 걸 알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아보카도 쉐이크에 대한 궁금증을 참지 못하고, 커피 대신 주문해버렸다. 맛있었다. 그래도 커피가 마시고 싶었다.


그래서 커피도 한잔 더 마셨다.





요즘은 프랜차이즈 카페에서 로스터리 카페로 유행이 옮겨가는듯 하다. 한때는 프랜차이즈 커피의 쓴맛과 탄맛에서, 콜드브루의 알싸한 맛, 그리고 이제는 중배전 원두에서 나오는 톡하는 산미가 있는 커피들을 많이 찾는 듯. 원래 산미가 있는 커피를 좋아해서(여전히 그렇다) 핸드드립이나 중배전 원두의 에스프레소를 마시는데, 사실 좋은 맛을 내는 카페를 찾기가 쉽지 않다. 그런 의미에서 프릳츠, 그리고 다른 양질의 카페들이 생겨나는 것은 참으로 좋은 현상이다. 


커피 한잔 하고, 여자친구는 약속이 있어 다른 곳으로. 나는 집에서 기다리고 있는 브라운과 살구에게 새로운 간식과 장난감을 보여주기 위해서 버스를 타러 갔으나, 텐트를 두고오는 바람에 다시 프릳츠에 가야만 했다. 


많이 좋은 하루였다. :)

 오늘은 월드컵 한국 경기가 있는 날. 

 2002년에만 해도 Be the Reds!를 외치며 열심히 길거리에 나가 응원도 하고 했었다. 2006년 월드컵때도 상암 월드컵 경기장에 가서 친구들과 밤을 새며 응원하면서 시청을 하기도 하고. 하지만 2010년과 2014년은 어떻게 봤는지 잘 기억도 안 날 정도로(분명 집에서 부모님과 봤을 것.) 무심하게 지나쳐오긴 했다. 사실 이후의 국대 경기를 보면 [기대한다 - 실망한다 - 비판한다 - 기대한다 - ..] 의 반복이었으며, 그 순환이 지금까지도 이어져서 지난 평가전에서 실망한다, 그리고 오늘 기대한다 까지 이어져있었다.




 월드컵이 의미 있는 것은 여자친구와 치킨과 맥주를 함께 먹으면서 시청을 하기로 했기 때문이었고, 나에게 이런 경험은 전무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승패를 떠나 함께 즐길 수 있는 사실 자체가 의미넘쳤다. 퇴근길에 유니클로와 8세컨즈를 들러 옷을 사기로 했다. 유니클로에는 마음에 드는 옷이 생각보다 없었으며, 8세컨즈에 갔을때도 지난번에 봐두었던 옷이 없어서 왕실망 할뻔..했지만, 피팅룸에서 누군가가 입고 구매하지 않은 채로 발견되었다. 평소 옷에 돈을 잘 쓰거나 하지 않았던 편이라, 아직은 옷을 사는 돈이 쪼오금은 아깝긴 하지만 또 생각해보면 그리 아까울 것도 없다. 어차피 반드시 필요한 것이기도 하고 옷을 막 수십벌을 쟁여놓고 입는것도 아니니. 그저 옷을 사기에 적당한 때가 되었구나- 싶다. 

 집에 가는길에 상가에 있는 치킨집에 들러 치킨을 사가기로 했다. 배달을 시키려고 했으나 아마 제시간에 도착하는게 불가능할듯 하여 고민끝에 내린 결정. 푸라닥 치킨이라는 이름부터가 [난 치킨계의 명품이 되겠어!] 라고 외치는 듯한 치킨집이었는데 맛과 가격과 패키징도 명품에 가까웠다. 포장을 싸들고 슈퍼에서 예거 맥주를 사고 집에 들어가서 축구 시청!





을 했지만 자세한 내용은 굳이 설명하지 않겠다. 함께 봐서 매우 좋았다. :) 치킨도 맛있었어!!!





  살구는 여전히 에너지가 넘쳐서.. 열심히 놀아주자 했지만 항상 먼저 지쳐버리는 집사들 때문에 심심해하는것같다. 브라운이 침대 위에서 잠깐 내려간 사이에 침대구경도 시켜주고 브라운 물고기로 열심히 노는 김살구. 확실히 처음 왔을때보다 많이 컸다.




 

 그리고 요즘 유독 둘이 닮아가는 듯한 이 묘한 느낌. 아무래도 김살구가 브라운의 행동을 따라하는듯 하다. 퇴근하고 집에가면 둘다 쫄레쫄레 나와서 빤히 바라보는 것 하며(이럴때면 나와 여자친구는 둘이 간식달라고 짰다고 한다) 스크래처나 이불 위에서 같은 자세로 있는 것 하며. 아마 김살구가 브라운에게서 무언가를 배우고 있는거구나, 싶다. 





 화요일 아침은 비빔면 3개로 시작(물론 둘이서). 어제 축구를 보면서 치킨과 함께 먹으려고 사왔지만 정작 치킨조차도 남게되어 먹지 못했다. 아침에 밥도 안했고 해서 간단하게 비빔면을 끓여먹었다. 비빔면은 1개는 부족하고 2개는 많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다음엔 두개 먹어도 많지않을듯. 김살구는 밥상에 관심이 많은건지 아니면 닝겐들의 밥에 관심이 많은건지, 빤-히 쳐다보고 있다.


 본디 스트레스를 잘 받지않는 성격이기도 하고 받아도 빨리빨리 넘겨버리고 다음 행복을 추구하는 성격인데, 유일하게 나한테 스트레스를 주는 사람이 같은 직장에 있으며 본인은 스트레스를 주는지 모르는듯하다. 알면 안주겠지. 오늘은 일 하는 도중에, 그래서, 말이 조금은 오갔는데 결론은 대화를 많이 해서 오해 없이, 감정 상하는거 없이 잘 풀어가자 였다. 그래. 지내다 보면 복받을 날도 오고 하겠지.. 하고 생각한다.




 저녁으로는 제육볶음, 두부버섯조림, 장조림에 조개미역국이었다. 조개미역국!! 여자친구는 고기미역국을 좋아하지만 조개미역국도 좋아하는 나를 위한 스페셜 스페셜 메뉴! (사실 너의 요리들은 언제나 스페셜해!) 아주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




 그리고 스크래처에서 또 멀뚱멀뚱 같은 표정 같은 자세로 나를 쳐다보는 브라운과 김살구.. 김살구가 요즘은 몸에 살도 붙고 털도 붙고있어서 왠지모르게 이뻐지고 있다. 평범한 코숏은 아니라서 어떤 모습을지 완전히 상상은 되지 않지만 슬슬 이뻐지는건 맞는거같다. 특징으로는 팔다리가 매우 길다. 매우..매우 길다. 일동이도 긴편이라고 생각하는데 일동이보다 훨씬 긴거같다.






 진짜 너네 계속 같은자세로 있을거냥!! 귀엽게시리!






 아래 사진은 기지개 켜고 바로 찍은 사진인가, 다리가 엄청 길게 나왔다. 평소보다 좀더 길어보이긴 한다. 분명 카메라로 다가오는 중이었을거야..

 브라운이 처음에 살구에게 솜뱅맹이를 때릴때는 발톱도 안꺼내고 손도 동그랗게 말아서 안아프게 때렸었던 기억이 난다. 그렇게 몇대 툭툭 쳤는데도 살구가 도망가지 않거나 계속 덤비면 오히려 브라운이 자리를 피했었다. 그런데 지금은 물고 발톱으로 때리고! (아 물론 다칠정도로는 아니다) 그래도 여전히 살구는 브라운에게 덤비지만.. 행동도 많이 닮아가고 더욱 친해지는건 맞는것같다.


 그리고 정말 다행인건, 브라운이 우울해한다거나 하는 신호가 없다는 것. 합사할때 제일 걱정했던 부분이었는데, 예전처럼 골골거리면서 집사 옆에서 잠도 자고, 점프도 많이 하고, 밥도 잘 먹고 물도 잘 마시고, 오히려 살구가 혼날때면 걱정하듯 달려와서 킁킁 하는게 사랑스럽다. 앞으로도 이렇게만 잘 지내주오! :)




 사랑과 정성 가득한 아침으로 따뜻한 하루를 시작. 집에 있던 피꼬막 통조림으로 꼬막 무침을 하고, 메추리알 조림도 했다(내가 말고 여자친구가. 하하) 그리고 시원하고 담백한 소고기 무국과 함께. 언제 먹어도 맛있는 너의 음식들. 

 전날 저녁에 바지락을 넣어서 봉골레를 만들어 먹었는데, 짠건가 싶다가도 맛있는건가 싶어서 후루룩 먹고. 결론은 크림파스타 말고는 잘 못만드는걸로..(이건 여자친구가 아니고 내가. 하하) 바지락과 치즈의 짠맛을 고려하지 않은 소금간이었다. 어느 블로그에서 본 면수 간(물1L + 소금1T)도 너무 쎄서 간이 매우 짜게 되었다. 맛있게 먹어준 내사랑에게 무한의 사랑과 감사를!




 이제 틈만나면 스크래처 꼭대기에 올라가 잠을 자거나 바닥을 내려다본다. 예전에는 손톱을 걸 힘이 없어서 못올라갔었는데 어느새 하루아침에 이렇게.. 이제 조금 더 지나면 훌쩍 뛰어서 올라가겠지? 싶다. 그래도 점프는 아직 서툰지 두번째 칸에 있는 구멍에 들어가는 건 가끔 실패한다. 






 원래 일 마치고 유니클로와 여러 스파 브랜드에 들러 오랜만에 옷을 살까 했는데 일이 생겨서 바로 집에 왔다. 오늘 저녁엔 카레를 해주겠다고 해서 마트에서 버섯과 애호박을 사갔다. 요리 + 집사의 퇴근 버프를 받아 브라운과 김살구가 현관쪽에서 얼쩡거리고 있다. 이곳에서 둘다 집사를 빤히 바라보거나, 슬쩍 바라보고 눈을 금새 피한다면 이것은 간식을 달라는 뜻이다. 간식 달라고 할때만 사이가 좋아보인다. 둘다 똘망똘망한 눈으로 집사를 바라보는게 어찌나 간절해보이는지.. 




 

 평소에 카레는 주로 내가 했으나, 이날 먹은 카레로 인해 더이상 내가 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이 들었다. 응, 너무 맛있어서 그런 생각이 들더라.


 토요일엔 뭐할까, 해서 집앞에 있는 해돋이 공원에 텐트를 들고 놀러가기로 했다. 해서 텐트를 빌리러 동생네 방문차 산책을 가기로 했다. 트리플 스트리트에 노브랜드 매장이 새로 생겨, 걸어가는 길에 구경을 가기로 했다. 그냥 마트같겠거니 하고 들어가서는 감탄의 연발. 결국 이것저것 많이 샀다. 많이 샀는데도 비싸진 않았던것이 노브랜드의 힘인가? 돼지목살이 세일해서 엄청 싸게 잘샀다. 여기서 파는 계란후라이용 작은 후라이팬과 저렴한 블렌더가 다음에 또 오라고 우리를 유혹했다.

 노브랜드에서 나와서는 잠깐 시간을 내어 에잇세컨즈에서 이것저것 옷구경도. 밝은 색의 청바지를 난생 처음 입어보는데 꽤나 잘 어울려서 만족스러웠다. 세일이 끝나기 전 사야하나 이날은 장을 봤기때문에 생각에 소비를 다음으로 미루기로 했다. 생각해보면 바보같지 않을 수 없다. 어차피 한달에 지출하는 돈은 정해져있는데. 하루 이틀 미룬다고 그게 달라지는것도 아닌데 말이다.


 해돋이 공원이 생각보다 가깝기때문에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내일은 빌려온 (무거운)텐트와 기타, 영화를 담은 노트북, 과자와 맥주, 멸치와 스팸을 넣은 주먹밥과 이것저것 가져가기로 했다. 한강에서의 우리 그날 이후로는 잔디밭에 텐트를 치고 쉬면서 노는것이 처음인데, 또 얼마나 좋을지 기대되고 설레. 

 


 



  1. 박석화 2018.06.18 13:09 신고

    봉골레 맛있었어요~ 고마워요~^^

 하루하루 커가는 김살구를 보는 것이 새로운 낙이 되어버린 요즈음이다. 집에 온지 2주일 채 안되어서 몸무게가 두배가 되어버렸으니, 이제는 또 얼마나 빠른 속도로 성장할까. 날이 지날수록 몸집이 커가는 것과 함께, 자력으로 올라갈 수 있는 장소의 범위가 넓어지고 있다. 그래서 오늘은 3단 스크래처의 최상단에 올라가게 되었다. 지금까지는 브라운만의 장소였는데, 어떻게 어떻게 스크래처에 발톱을 걸고 으쌰으쌰 해서 올라가는 모습이 얼마나 발랄하던지. 브라운이 있을때 올라가려 하면 솜뱅맹이를 맞지만, 브라운이 없으면 자유자재로 오르락 내리락 한다.





 처음에 올라가서는 이렇게 탐색을 하면서 바깥의 야경도 보고, 아래쪽도 내려다 보고 하더니






 올라가서 마음편히 잠도 잔다. 브라운도 살구가 있으면 굳이 올라오지는 않는다. 아직은 침대라는, 살구가 정복하지 못한 곳이 남아있기 때문인지.. 이렇게 브라운이 자신의 자리를 하나하나 소개시켜 주듯 내어줄 때 마다, 서로의 냄새를 맡거나 하는 교감이 있는건지. 점점 더 친해지는거 같기도 하다. 친해지지 않으면 문제가 있는걸까.

 다만 아깽이라고 하더라도 너무나도 폭력적인(?)모습을 보여주는 김살구 때문에 걱정이 많은데, 결론은 집사가 많이 놀아주자!로 결정. 아깽이들의 넘치는 활동력과 체력을 긍정적으로 소모시키기 위해서는 결국 집사의 노력도 많이 중요하니까. 앞으로는 혼내는 것보다 장난감을 들고 놀아주기로 약속 아닌 약속을 했다.

 

 주말에 궁디팡팡 캣페스타가 양재역에 있는 aT센터에서 열린다. 작년에 어머니와 함께 벡스코에서 열린 반려동물 박람회를 다녀온 것이 전부인 나. 여자친구와 함께 브라운과 김살구를 위해서 즐겁게 다녀와보기로 하고 표를 예매했다. 우리나라에서 열리는 연례행사 중 고양이 관려하여는 손가락 안에 꼽는 행사이니 만큼 재미있을 것이라 기대한다. (하고 다녀온 지금, 집에는 샘플 사료들이 산더미처럼 쌓여있다. 하지만 막상 먹기 시작하면 금방 없어지겠지?!)



 오늘은 선거날이다. 

 사실 나도 정치에 큰 관심이 없다. 그렇다고 해서 나라로부터 나에게 주어진 권리를 포기하고싶지 않으니, 전날 후보자들의 홍보책자를 통해서 이것저것 공부아닌 공부를 한 뒤, 아침 일찍 투표소에 다녀왔다. 내가 아무리 정치나 이런것들에 관심이 없다 한들, 지금까지 있었던 내가 참여할 수 있었던 모든 투표에는 빠지지 않고 참여했으니, 유권자로서의 권리를 잘 행사하고 있다고 당당히 말할 수 있겠다.




 이렇게 커플 투표 인증샷도 찍어보고. 요즘은 풀내음과 함께 출근을 한다. 촉촉함에 젖은 잔디며 꽃송이들이 나를 홀리려는건지 그 향기가 코끝을 찌르는데, 아침 일찍 투표하러 다녀오는 그 길에만 해도 좋은 향기가 잔뜩. 가끔 아침 일찍 산책하러 나오자며 다짐했다.




 


 집에 돌아오니 스타벅스 앞치마 끈과 한바탕 하고있는 김살구. 그냥 뭐 눈에 보이는것들은 전부 한바탕-의 타깃이 된다. 바라보는 방향에 있는 모든 것들에 입과 손을 쫙 벌리고 덤벼대니 별 수가 없다. 그래 이렇게 노는 것도 지금 뿐이겠지.. 하고 생각하고, 막상 지나가면 아쉬운 순간들일테니 열심히 보기도 하고 기록도 하는중.





 아침에 집에 들어오는 길에 빵집에 들러 식빵을 사왔다. 원래는 식빵전문점(?)을 가려고 했으나 오픈 시간이 9시인 관계로 실패. 식빵을 파는곳이니까 일찍 열겠지 하는 예상은 빗나가버렸다. 식빵집이 이렇게 늦게열어? 하고 주변을 둘러보았는데 주변 상가는 모두 문을 열지않은 상태였다. [그래 지금이 좀 이르긴 하지..]하고 2차로 동네 빵집을 갔다. 간판 불이 켜져있길래 설마 했지만 역시나 실패. 오픈을 30분 정도 남겨두고 있었다. 하는수없이 빠리에서 온 바게트집에 가서 오트밀 식빵을 구입하여 왔다. 

 치즈를 녹이기 위해 식빵위에 얹은 후 전자레인지에 돌렸으나, 수분이 날아간 탓인지 녹은것같기는 하지만 쭈글쭈글해져 나와 여자친구 모두 황당. 반찬은 베이컨과 계란만 간단하게. 대신 테일러커피 원두로 내린 드립과 우유, 과일을 함께 먹었다.





 이쁜 브라운의 모습을 온전히 카메라에 담는 것은 나의 숙명.





 오늘의 저녁! 바지락과 우렁, 무를 넣은 시원한 된장찌개. 정말 맛있었다. 그리고 부드러운 매운 갈비찜. 여자친구 어머니께서 만들어주신 콩자반, 멸치호두볶음, 오징어채무침. 된장찌개가 무척이나 맛있어서 끓여 놓은 여분을 다 먹어버렸다. 깜빡하고 마늘을 넣지 않았다고 했으나 마늘이 없어 더욱 깔금했던 된장찌개. 





 저녁을 먹고 노트북으로 개표를 보는데 노트북 옆에서 잠든 김살구. 정말 신나게 막 놀다가 픽 쓰러지듯 잠이든다. 일어나면 제일 먼저 하는것은? 밥그릇에 얼굴 묻고 밥먹기.. 오늘 아침에도 밤새 밥을 못먹어 배고팠는지 신경질까지 내가면서 밥을 먹었다.





 개표방송을 보다가 온 가족이 다 잠들어버렸다. 중간에 눈을 떠보니 살구는 여자친구 곁에 붙어 이렇게 자고있었다. 귀엽다. 

 별 일 없이 지나가는 하루하루가 무척이나 따뜻하게 찰랑거리며 지나간다. 앞으로 많은 일들이 있겠지만 언제나 웃으며 행복하게 받아들이자. 

  1. 2018.06.15 17:44

    비밀댓글입니다

    • 2018.06.15 17:45

      비밀댓글입니다

  2. 슬기 2018.06.17 02:30 신고

    민수야, 댓글을 볼수가 없네.. 하하.

    • 김슬기 안녕!!!! ㅋㅋ오랜만이야. 잘 지내고 있겠지? 우연치않게라도 들러주어 매우 고마워~~~ [비밀댓글]

      라고 남겼어..하하하

 이제 아침에 눈을 떠보면 살구와 브라운이 매우 가까이에 있다. 살구는 웬만하면 사람과 꼭 붙어서 자고싶은가보다. 이불 위에서 혼자 자고있다가도 어느샌가 보면 다리 뒤에 붙어있다던지 등 뒤에 꼭 붙어있다던지, 팔을 배고 있는다던지 한다. 그 움직임조차도 얼마나 빠르던지. 가끔 그렇게 자고있으면 브라운이 기척 없이 다가와서 냄새를 킁킁 맡고는 다시 돌아가곤 한다.


 


 이럴때면 브라운이 하악질을 하거나 솜뱅맹이를 때려도, 살구를 [조금은 보살핌이 필요한 아기고양이]라고 생각하는게 맞는거같긴 하다. 오늘 아침에도 살구가 거침없이 물어대는 바람에 두손 번쩍 벌을 주었다. 역시나 벌받기를 싫어하는 김살구가 [구해줘!!!!!!!!!]라는 듯이 외치자 브라운이 눈을 동그랗게 뜨고 나를 쳐다보면서 [집사야 걔 혼내지 말아줘]라고 말하는 듯 애원하는 것처럼 말을 했다. 그순간 "아..브라운이 잘 챙겨주고 있는가보구나" 하는 생각에 김살구를 놓아주었다. (놓아주면서 분노..)






김살구가 브라운을 워낙 귀찮게 하는게 집사들 눈에도 보이니, 브라운이 아무리 하악질을 하고 솜뱅맹이를 때려도 이해 가능. 어느정도냐 하면 그냥 앉아있을때는 물론이거니와 밥먹을때, 화장실에서 일볼때, 물마실때 등등 모든 순간에 브라운을 덮치기 위해서 틈을 노려본다. 브라운이 정말로 화가나거나 짜증이 나면 때리기는 하는거같은데, 대부분은 놀아주려는 것인지 맞아주기도 한다. 그런 모습을 볼때마다 [착한 브라운..]이라는 감탄사를 연발하게 된다. 

 원래 수컷 고양이들에게 그렇게 험악한 모습을 보였다고..해서 살구가 수컷이라는 소식을 듣고 순간적으로 걱정을 많이 했다. 하지만 브라운이 같은 고양이로써 이를 모를리도 없을것같고, 이제는 가족의 구성원으로 마음을 열어가고 있는듯 하다.





 일터로 출발하기 전에 살구 찰칵. 살구가 오고 나서부터 사진을 많이 찍게 되었다. 그날 뭐했는지에 대해서 사진을 보면 다 알 수 있을 정도. 집에 있는 3단 스크래처에 올라가고 싶어하는 듯 하다. 2단의 높이도 아직은 버거워서 낑낑 매달리다가, 딱 한번 자력으로 올라가는 것에 성공했다. 그렇게 올라간 후에 기진맥진하여 한동안 안에서 안나오던게 생각난다.


 



 이래저래 뛰어놀고 이불 위에서 그루밍도 하고 뒹굴뒹굴 하다가, 금새 또 잠이든다 살구는.


 오늘 퇴근하고 집에 와서 맞이한 진수성찬. 언제나 맛있는 밥을 해주어 정말로 고맙습니다 내 사랑님. 무슨 복을 타고난건지.. 스팸구이에 계란말이, 김, 돼지고기를 넣은 김치찌개! 밥 한그릇 뚝딱입니다!! 그래도 가끔은 내가 저녁도 차려주고 주말엔 점심도 잘 차려줄테니 푹 쉬기도 하고 그래요. :)







 또다시 곤히 잠드는 김살구.. 아무리 활동하는 시간이 다르다고 해도 그렇지. 우리 잘때만 맨날 와서 깨물고 그러기냐..이젠 이빨도 더 자라고 단단해지고 해서 물면 아프단말이야. 그래도 건강하다는 의미로 받아들이고 좋게좋게 생각할게.


 날이 갈수록 관계가 좋아지고 있는 것이 보이니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다.

 매일 매일 이런 얘기를 하지만, 하루에 1의 진전만 있어도 [아니 얘네가..!?] 하는 생각을 하게되는 나날의 연속이다. 오늘은 여자친구의 친할머니 요양원에 인사 드리러 가는 날. 아침에는 간단하게 방울토마토와 베이컨을 넣은 계란볶음밥을 해먹었다. 밥이 담긴 접시는 우리가 제일 아끼는(?) 접시. 처음에는 파스타 담으면 좋겠다, 싶어서 구입했는데 정작 어떤음식을 담아도 다 이쁘게 보여서 애용하고 있다.





 이제는 아침이 평온하다 평온해. 김살구가 날뛰면서 물지만 않으면 말이다.





 여전히 얼마나 많이 먹는지 배는 꺼질생각을 안한다. 조그마한 스타벅스 에스프레소 잔에 밥을 가득 담아주면, 한번 먹을때 절반이 없어진다. 그렇게 먹고 브라운 사료를 또 먹는거냐 김살구. 정말 터지지 않는게 신기할 정도. 처음에는 그냥 [뽈록] 이었는데, 이제는 양 옆으로도 [보올로오오오옥] 의 느낌이다.





 브라운은 또 스크래쳐 위에서 이렇게 바라본다. 여전히 올라오려는 김살구와 브라운의 구도. 오늘 아침에는 조금 심하게 솜뱅맹이를 맞았다. 지금까지는 브라운이 살구를 세게 때린적이 없었는데, 화가 많이 났었는지 한손으로 머리를 꾹 누르고선 퍽퍽 소리가 날 정도로 삼연타를 때리는 걸 보았다. 살구도 순간 기가 죽어서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냅다 도망갔다.




 

 혼날준비하는 김살구.





 혼나기 시작하는 김살구와, 옆에 와서 킁킁거리는 브라운. 마치 [구해줘...] 라고 말하는 듯 하다. (브라운도 혼날때 저 자세로 혼나기 때문에 아마 보면 알겠지?)





 브라운 떠나가고 여전히 남아서 혼나는 김살구..그러게 혼날때 가만히 있으면 금방 끝날텐데. 그리고 혼날때 뒷발로 브라운좀 차지 말아!





 고양이 대x령 사이트에서 철제 케이지를 주문하면서 무료배송이 가능한 금액이 부족하여 함께 주문했다는 귀리. 종이 화분으로 되어있고 개봉 후 종이를 접어두고, 물을 부은 후 창가에 두면 알아서 잘 자란다. 물을 다시 줄 필요도 없는것같다. 분갈이 해줘야하나 싶었는데 다 자란 후 잘라서 냥이들에게 주고 바로 버리는 것. 일동이가 있는 집에서는 화분에서 키웠었는데, 종이화분도 나오고 신기하다. 다만 저것도 브라운이나 살구가 먹어야 의미가.. 일동이는 쳐다도 안봤다. 아무래도 화분에 있는 풀이나 사람들이 만지는건 먹으면 안되는 것이라는 인식이 자리잡고 있어서 그런걸지도 모르겠다. 어쨋든 저 귀리 화분 패키지는 하나를 사면 두개가 들어있고, 화분을 잘 키우지 못하는 사람도 실패할 확률이 없는것 같으니 고양이 집사라면 한번쯤은 사보면 좋을 아이템이다.


 쏘카로 차를 빌려 할머니에게 다녀왔다. 가는길에 기름도 넣을 겸 들린 주유소 옆에 맥도날드 DT가 있어서, 점심으로 햄버거를 먹었다. 지난번에 갔을때 금방 다시 온다고 했는데 시간이 잘 맞지않아 너무 오래간만이었다. 거진 반년만이었으니. 할머니께서도 중간중간 여자친구에게 보고싶은데 언제오는지 안부를 물어오셨다고 한다.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누었다. 담소라는 건 생각보다 시간을 훌쩍 지나가게 만든다. 다음달에 올때는 딱딱하지 않고 그렇다고 너무 무르지도 않은, 말랑말랑한 복숭아를 사오겠다고 약속했다.


 집에 와서 어제 먹지못한 미트볼 스파게티를 해먹기로 했다. 어제 만들어둔 미트볼이 찰기가 부족하고 크기도 너무 커서 빵가루를 넣어서 다시 뭉쳤다. 음, 다음에 다시 만들면 더 맛있게 만들 수 있을 정도의 맛있는 맛이었다. 토마토 페이스트나 소스가 없어서 토마토 퓨레를 사용했다. 

 

 - 올리브유를 넉넉히 두른 팬에 편마늘을 넣어 볶다가,

 - 토마토 퓨레 투척. 바질을 함께 넣었으면 좋았겠지만 바질은 없어서 파슬리와 후추, 소금, 면수로 간과 농도를 맞추고

 - 버섯과 페퍼론치노 두어개 넣고, 미트볼을 넣어 볶다가 면과 함께 볶으면서 섞어준다

   (면을 먼저 넣고 볶고 미트볼을 나중에 넣어주면 더 좋을것같다. 말들을걸..)

 - 방울토마토도 적당하게 썰어서 넣어준다. 통으로 된건 많이 익지 않게 나중에 넣어주고.





해서 완성된 미트볼 스파게티인데, 맛은 역시 [다음에 만들면 더 맛있게 잘 할수 있을거야] 라는 말이 나오는 맛있는 정도. 물론 기본적으로 매우 맛있다.(?)





 조금 쉬다가 브라운을 보니 누워서 자고있었다. 저렇게 자는 모습을 본게 굉장히 오랜만이라 기분이 좋았다. 그만큼 마음이 편하다는 것이고, 그렇다는건 김살구를 가족..?혹은 같이 지낼 고양이로, 어느정도 받아들였다는 의미라 생각된다. 이렇게 또 하루가 가나 싶었는데





 살구는 자다가 일어나서 또 혼나는 모습.

 

 월요일 아침엔 꽤나 기분 좋게 하루를 시작할 수 있었는데, 그 이유는





 이렇게 같은 이불 위에서 맘편히 자고있는 브라운과 살구를 보았기 때문이다. 살구는 자고있었는데 내가 일어나는 기척에 덩달아 깨어있는 모습이다. 이제는 브라운 걱정을 덜해도 되겠구나 싶기도 하고, 생각보다 합사의 과정에 속도가 빠른것같아서 마음이 좋았다.





 이제는 이렇게 붙어서 냄새도 킁킁 맡다가 우다다다다 하다가 솜뱅맹이도 때리고 으르렁 거리기도 하곤 한다. 그러니까, 자연스럽게 둘이서 놀 수 있을만큼의 분위기가 만들어졌다. 두 고양이들이 잘 지내니 집사들은 기쁠따름.


 살구가 유기묘이기도 하고, 아깽이이다 보니 건강도 걱정되고 해서 오전에 동네 동물병원에 데려갔단다. 귀도 깨끗하고 건강에도 이상이 없는듯하고. 나이도 얼추 두달 조금 지난 아이가 맞는거같다고 한다. 몸무게 750g 에, 수의사조차 [얘가 도대체 얼마나 먹은거야]라는 말이 나올정도의 빵빵한 배. 그런데,


두둥, 수컷이란다. 

성별이야 상관은 없는데 애초에 암컷고양이로 알고 있었기 때문에 조금은 당황스러웠다. 사실 브라운이 유기묘 보호소에 있을때 심하게 때리거나 경계하지 않았던게 암컷고양이와 아기고양이라, 암컷 아기고양이면 아무래도 더 친하게 지낼 수 있을것 같은 생각이 들었었다. 그래서 살구를 입양받을때 [두마리의 치즈, 암컷한마리와 수컷 한마리] 중 암컷을 데려왔다. 

그런데 수컷이란다! 수컷에 비해서 몸이 많이 작은것같기도 하고. 하지만 아기 고양이들이야 훌쩍훌쩍 크니까 지금은 작아도 나중엔 거대해질 수 있겠지. 조금은 걱정이 되었지만, 그래도 브라운이 같은 고양이로써 아이의 성별을 모를리 없을것같고, 어릴때부터 친하게 지낸다면 커서도 별 문제가 없지 않을까 싶다.


 그나저나 이젠 언니오빠가 아니고 누나 형이야. 살구야.




 며칠 째 며칠 째 하며 시작했지만, 합사 과정에 속도가 붙고 이제는 브라운과 김살구의 사이가 조금씩 가까워지고 있는 듯 해서 큰 의미가 없는것같다. 처음에는, 여자친구와 내가 집을 비우면 둘이서 괜찮을까 걱정했지만, 막상 외출을 하고오면 더욱 더 돈독해져있는 둘을 발견하곤 한다. 신기한 것. 처음에는 그렇게 속상해 하던 브라운도 이제는 점점 곁을 내주기 시작했다.


 오늘은 오랜만에 여자친구와 온전히 하루종일 시간을 보내는 날. 사진관에서 일하면서, 그리고 여자친구가 매장에서 일하면서 쉬는날이 겹치지 않아 많이 고달팠다. 집에서 같이 살기는 하지만 그래도 가끔은 서울이나 근교로도 가고싶기도 하고, 갤러리도 가고 싶고 하루 온종일 데이트도 하고 싶은데. 속상하게 해서 다시한번 미안해. 다행인건 여자친구가 건강과 행복한 미래를 위해서 당분간 휴식기를 가질 것이고, 그렇다면 함께 보낼 수 있는 시간도 당분간은 많아지겠다. 

 그런 의미에서! 오늘은! 하루종일 집데이트! 집밖에 나가지 않는것이 목표. 아침부터 저녁까지 식단과 계획을 나름 철저(?) 하게 세우고.. 아침에는 오랜만에 아보카도 명란 비빔밥과 된장 무국. 점심에는 메밀국수를 해먹었다. 2인분 같았던 4인분인건 안자랑. 하지만 소바는 언제 먹어도 맛있고 고픈 음식이다. 저녁에는 미트볼 스파게티를 해먹고자 했으나 그동안 누적된 피로를 푸느라 해먹지는 못했고, 미트볼만 뭉쳐놓고 냉장고에 넣어 두었다. 처음 만든 미트볼이라 어떨지는 잘..





 솔직히 말하자면 김살구 성격은 그리 좋지 못한듯 하다. 정말 비글같은 아깽이의 전형적인 모습..이라고 생각했으나 하루가 지날수록 느껴지는건 그 전형적인 모습을 뛰어넘은 (무엇을 생각하든 그 이상) 무언가를 보여준다. 그래서 혼나기 일쑤. 자기 밥은 안먹고 브라운 사료를 먹는가 하면, (아, 이제 브라운은 살구의 사료를 빼앗아 먹는다.) 브라운이 밥을 먹거나 화장실에서 일을 보고있을때 꼭 뒤로 슬금슬금 가서 신경쓰이게 한다던가.. 밤새 뛰어다니면서 집사들의 팔다리를 마구 물어서 잠에서 깨게 만든다거나. 이놈의 김살구. 솜뱅맹이를 아무리 맞아도 효과가 별로 없는 듯.


 



 고양이나 사람이나 외모로 판단하는건 옳지 못하다 생각하지만, 김살구 아무리 봐도 얼굴부터가 천방지축상이다. 커서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는 않겠어. 그래도 브라운이 착한건지 김살구가 더없이 무모하고 겁이 없는건지, 브라운도 김살구의 냥냥펀치에 몇대를 맞게되었다. 이상하게도 살구가 마음먹고 치려고 할때면 브라운이 피하거나 반격(?)하지도 않고 그냥 맞아주고선 가만히 있는다. 이럴때 보면 정말로 교육이란걸 시키기는 하는건가 싶기도 하다.





  그래서 자주 혼난다. [몸을 잡고 든다 = 혼난다] 를 아는건지 잡기만 하면 아주 거세게 운다. 너무 어려서 혼내도 모를거야 하고 가만히 있었는데 날이 갈수록 정도가 심해져서.. 이제부터 교육을 단단히 시켜두자고 했다. 김살구 너는 앞으로 많이 혼날것이여..각오 단단히 해야해.





 뭐 아무리 장난꾸러기라고 해도, 아깽이는 아깽이인지 사람 곁 여전히 좋아하고 애교도 부리고, 사진 찍으려고 핸드폰을 들면 호기심에 또 쫄레쫄레 오고. 귀엽다. 귀엽다. 많이 귀엽다 김살구. 크면 어떤 모습일지 아직은 잘 상상이 안간다. 아무래도 보통 코숏과는 많이 다를테니.





 처음에 꿈도 못꿨었는데, 이제는 이렇게 가까이서도 마음편히 자는 정도로 친해졌다. 조급해하지 않을테니 천천히 서로를 잘 알아갔으면 좋겠어 브라운과 김살구!





그래도 아깽이는 아깽이.




 새벽에 잠을 자다가 살구의 날카로운 발톱과 이빨에 여전히 잠을 깨곤 하지만(언제 잠드나 싶을정도로..)나름대로 합사에 속도가 붙고있다. 나흘째인 목요일에는 수요일보단 가까워진 정도. 그래도 여전히 하악질도 열심히 하고 솜뱅맹이도 열심히 휘둘렀다. 그래도 이렇게 하루 간격으로도 관계에 진전이 있는게 눈에 보인다. 나와 살구가 서로를 바라보는게 애틋하다며 여자친구가 찍어준 사진. 사실 신경전중이었다.. 아깽이와 기싸움이라니




 살구는 이렇게 잠들었나. 이날은 퇴근하고 약속이 있어 집에 늦게 들어오기도 했고, 술도 오랜만에 마셔서 그런지 몸이 매우 피곤. 집에 오자마자 함께 바로 뻗어버려 사진이 없다. 아직까지는 집을 비우고 있을때 브라운과 살구가 어떻게 지내고있을지 많이 궁금하기도 하고 걱정도 되긴 하는데, 아무래도 잘 지내는거 같으니 슬슬 그 걱정도 날려버릴 수 있겠다.


 



 새로 산 이불이 마음에 드는지 매트 위에서 우리보다 더 뒹굴뒹굴 하는듯. 얼마전 인테리어 바꾼다며 매트리스로 사용할 타퍼와 커퍼, 베개, 덮는 이불 등등을 모두  바꾸었다. 뽀송뽀송 폭신폭신하고 부들부들한 이불들. 그래서인지 살구는 이 위에서 있는 시간이 많아진 듯 한데.. 아깽이라 그런지 물기도 많이 문다. 이가 날때라 가진러워 그런건지, 아니면 성격이 별로 좋지 않은건지 아직은 분간이 잘 안되지만, 확실한건 브라운도 때리려고 하는걸 보면 얌전한것같진 않다는거. 조금만 더 크면 호되게 교육받을 것이니 지금 물수있을 때 실컷 물어두어라.




 본인의 물그릇이 있는데도 물구하고 브라운의 물그릇에 매달리다시피 하여 물을 마시는 살구. 아무래도 그릇도 더 크고 물이 흐르는듯 하여 본능적으로 입이 가는지. 바로 옆에 브라운의 밥그릇이 있는데 가끔 밥그릇을 탐하기도 한다(사실 굉장히 많이..). 어스본 사료가 키튼도 섭취가능한 사료라 다행이긴 하지만 되도록 안먹었으면 좋겠다. 브라운 기분도 상할거같고.. 하지만 놀라운건, 이때문인지 브라운도 살구 사료를 훔쳐먹는다는 것. 살구 사료를 먹다가 살구가 오면 하악질을 하며 쫓아낸다. 뭔가 복수하는 것 같아 귀여워.





 살구가 얼마나 잘 먹느냐면 저 빵빵한 배를 보고선 스스로 흡족해하다가도 마음편히 그루밍을 하는 정도. 아깽이들이 많이 먹기도 하고 배도 빵빵한다는 것쯤이야 알고있지만 그래도 너무 빵빵해서 복수가 찬게 아닌가 싶기도 했다. 저 빵빵한 배때문에 뒤로 누우면 한번에 일어나지 못하고, 옆으로 빙글빙글 돌다가 겨우겨우 일어난다.


 오늘은 꽤나 감격스러운 날이었는데, 여자친구와 함께 집에 들어왔는데 브라운이 문앞에서 (평소와 같이) 마중을 나와 있었다. 바로 뒤에 살구도 함께 졸졸졸 따라나왔는데, 브라운이 살구를 향해서 휙 돌아서서는 하악질을 하는게 아니고 냄새를 킁킁 맡더니 뛰어가는 살구를 쫓아 같이 뛰어가는 것이었다. 아, 우리가 없던 사이에 둘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건가.. 아침에만 해도 하악질 하고 솜뱅맹이질을 하고 전혀 가까워질 기미가 보이지 않았었는데, 이게 무슨 기적같은 일인가.

 이후에 늦게까지 브라운과 살구가 우다다 우다다 하다가 하악질도 많이 하고 솜뱅맹이도 많이 했지만, 확실한건 브라운이 마음을 조금씩 열고 있다는 것이었다. 조금더 친해지고 싶다거나 관심을 갖고 있는 정도로 보인다.





 그렇게 신나게 뛰어 놀다가도 브라운은 스크래처의 맨 위에 올라가서 모든것을 내려다보는 신과 같은 모습으로 주변을 관망하기를 좋아한다. 땅에 굴러다니는(?) 살구를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바라보다가도 이내 새로울 것 없는지 누워서 잠을 자기도 하고. 저 장소와 침대 위는 살구가 올라갈 수 없는 곳이라 그런지 귀찮음을 피하고 싶을 때 주로 올라가는 듯. 브라운의 실물의 한 20%가 담겨있다. 이것도 매우 많이 담긴 사진.





 갑자기 이렇게 치타같은 자세로 무언가를 바라보고는 뛰쳐나가기도 한다.





 그래도 서로 바라보는 시간이 많아지고 경계를 푸는 시간이 많아지는 것만 해도 합사의 좋은 과정인 듯 하다. 이제는 브라운 눈치 보지 않고 살구 이쁘다~ 해줘도 괜찮은 듯 하니 집사들과의 신뢰회복엔 거의 성공한 듯. 중요한건 조급해하지 않는 것과 첫째를 믿으면서 둘째를 온전히 맡기는 것 같다. 누구라도 혼자 살던집에 통보없이 다른 누군가가 함께 살아야 한다고 하면 경계심을 가지게 될것이다. 고양이라는 동물은 영역동물이기 때문에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 않을것이다. 그렇기때문에 이 관계를 받아들이는건 우리뿐만이 아니고 브라운에게 제일 중요할 것. 그러니 브라운이 진정 마음을 열고 이 관계를 받아들일 수 있도록 충분한 시간과 믿음, 사랑을 주는게 중요하다 느꼈다.


 살구가 막 집에 왔을때 속상해하던 브라운을 보면서 나와 여자친구는 매우 속상해했는데, 그때 제일 속상한건 다름아닌 브라운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전혀 그럴 필요가 없다는걸, 앞으로도 계속해서 보여줄게 브라운.



'



너도 좀 언니말을 잘 들었으면 좋겠는데..하하






 어제(6월 5일 화요일) 아침에 철장 케이지가 왔다. 하지만 나와 여자친구는 출근을 해야해서 어쩔수없이 받아두기만 하고 일단 출근. 퇴근하고 와서 살구를 위해 철장을 꺼내주었다. 꽤나 넓어진 보금자리에 만족하듯이 밥그릇 물그릇도 잘 쏟지않고(캐리어 안에 있을때는 갈아주면 엎고 갈아주면 엎고의 반복이었다.) 화장실 모래도 슥슥 잘 덮고 볼일을 보고 나서도 발에 잘 묻히지 않게되었다. 아무리 넓다해도 사실 밖에만 할수 없으니, 얼른 밖으로 나와야 할텐데, 아직 브라운이 많이 경계하는것같아 당분간 지켜보고 집에 사람이 있을때만 꺼내두자 하였다.





 그래도 집안에서 잘 앉아있기도(?) 하고 엎드려 있기도 하고..밥도 잘 먹고 물도 잘 먹고. 다만 꺼내달라고 우는 시간이 조금 많긴 했다. 응 그래도 아직은 아니야.. 라고 소리내어 얘기하고는, 브라운이 잠들면 꺼내주었다가 일어나면 넣어주고를 반복. 오늘부터는 조금더 서로를 알 수 있도록 꺼내놓아볼까, 하고 꺼내주기 시작하였다. 





 괴롭히는거 아닙니다 그저 옮기는 과정에 있을뿐.. 일동이가 집에 왔을때도 한달 조금 넘었을때였는데, 그때 일동이도 이렇게 에너지가 넘쳤나 싶다. 몸집은 그당시의 일동이보다 훨씬 작은데도 불구하고 네 다리로 어찌 잘뛰어다니는지. 높은 곳을 올라가려 시도하다가 떨어지는 일도 다반사. 브라운 따라다니다 솜뱅맹이 맞는일도 다반사. 모든 사고가 다반사. 보통 고양이들이 잠을 많이 자는데도(아깽이들 포함) 살구는 도저히 자는 모습을 못본듯 하다. (사실 오늘아침 출근하기전에 침대 밑에있는 박스 위에 앉아서 자는걸 보고 나왔다.) 브라운과는 정반대의 성격으로 자랄것으로 예상됩니다.





 브라운은 여전히 이불 위에서 이런 자세. 라고 말은 하지만 어제 그제보다 훨씬 좋아졌다.




 

 우선 집사들과의 관계가 어느정도 회복되고 다시 신뢰가 생겼다는 증거로 브라운 전매특허인 점프를 선물받았다. 일명 머리박치기! 고작 이틀동안 점프를 못받았을 뿐인데도 수년이 흐른것같이 아득했던 그 시간들.. 그리고 침대 위에서 주로 지냈던 브라운이 활동반경을 넓히게 되었다. 이틀동안은 살구가 있는 곳으로는 하악질할때 빼고는 오지 않으려 했으나 이제는 부르면 망설임없이 와서 부비부비를 하는 정도. 이전처럼 배 위에서 자거나 하지는 않았지만, 조금 더 지나 관계가 더욱 회복되고 진전된다면 다시금 마음을 활짝 열지 않을까 싶다.


 이제 둘의 관계가 진전되기만을 바랄 뿐인데, 급하게 생각하지는 않는다. 그저 싸우지 않고 지내는것만 해도 반의 성공이라며. 어찌어찌 사이가 매우 좋아져서 서로 그루밍도 해주고 잘때도 같이 자고 하면 더할나위 없이 좋겠지마는, 사람들도 성격이 제각각이듯 고양이들도 성격이 다 다르니 이해해야 한다 생각한다. 그러니 천천히, 조금씩 마음의 문을 열고 서로를 알아갔으면 좋겠다. 

 


 


 너무나도 에너지 넘치는 모습에 아깽이들이 전부 이럴까 싶다가도 아냐, 좀 특별해 라는 생각을 갖게 된다. 브라운한테 그렇게 하악질을 듣고도, 그리고 그렇게 솜뱅맹이로 맞고도 좋다고 졸졸졸 따라다니다가 또 맞고. 결국에는 브라운이 포기한듯 보인다. 오늘 아침에는 브라운이 먼저 다가갔다가 살구에 쫓기는 광경이 펼쳐지기도 했다. 하악질을 해도 잠깐 망설이는게 전부. 소리가 다 끝났다 싶으면 이내 졸졸 따라다니기 일쑤. 브라운이 또 성격이 좋은 고양이다 보니 아기고양이를 세게 때리지도 못하니 (솜뱅맹이도 휘두르기만 할뿐 정말로 때리지는 않았다), 때리는 시늉에 살구가 도망가질 않으니 결국 자신이 도망간다. 나와 여자친구는 이 김살구의 별명을 뇌순수를 떠올리며 김순수라고 붙이게 되었다..김순수.. 순수한거니 아니면 바보인거니..(바보아니야)





 그래도 결국 사람 좋아하고 고양이 좋아하는, 함께 있고싶은 마음이 강한 살구. 앞으로도 그 마음 변치 않고 항상 함께해주었으면. 그리고 살구도 우리 가족과 함께하고 싶은 마음 그대로이기를 바랄게. 얼른 브라운과 친해졌으면 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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